1. 갑질 (甲질ㆍBossy)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상대방에게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짓.
"갑을 (甲乙)"관계의 "갑 (甲)"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속어로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 (甲)"이 권리 관계에서 약자인 "을 (乙)"에게 행하는 부당한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부당한 업무 지시ㆍ계약 강요ㆍ반말과 무시ㆍ선물이나 향응 요구 등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원래 "갑을 (甲乙)"은 "십간 (十干)"의 일부이기에 정확하게는 "병(丙)ㆍ정(丁)ㆍ무(戊)ㆍ기(己)ㆍ경(庚)ㆍ신(辛)ㆍ임(壬)ㆍ계(癸)"까지 사용하여, "십간관계"라고도 불리지만, 하나의 계약서에서는 대부분 "갑을 (甲乙)"만 사용하기에 "갑을 (甲乙)관계"를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2. 사회에서 나타나는 갑을 관계
그동안 "갑을문제"는 경제 문제 등 다른 요소에 밀려 그리 부각되지 않았다가, 2010년대 중반 속칭 "라면 상무"라고 불리는 "포스코 임원, 기내 승무원 폭행사건"을 계기로 문제제기가 되기 시작했다.
이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인식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컬쳐 쇼크"로 다가왔는데, 아예 없어질 줄만 알았던 "신분제도가 갑과 을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부활되었기 때문이다.
3. 유래
보통 계약서를 작성할 때, 계약 관계에서 주도권을 지닌 쪽을 "갑", 반대의 사람을 "을"이라고 적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보수를 주며, 재화나 노동력을 제공받는 쪽이 "갑"이고, 보수를 받아 재화나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쪽이 "을"에 해당된다.
예를 들면 기업간 거래에서 고객사와 영업사/수행사의 관계, 본청과 하청업체(납품업체)의 관계, 업소에서 고용주와 종업원의 관계, 임대계약에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 등이 해당된다. 이 관계로부터 "갑질"이란 말도 만들어졌는데, 계약상의 "상위관계에 위치한 사람(갑)"이 "하위에 위치한 사람(을)"에게 계약관계를 볼모로 부당한 요구를 행하는 것을 의미했다.
4. 의미 : 동일 조직 내에서 권력에 의한 상하관계
하지만, "갑질"이라는 말이 사회 전반으로 퍼진 2010년대부터는 한문적인 의미보다 "동일 조직 내에서 권력에 의한 상하관계"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이런 의미로 쓰일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지위 중요한 지위에 있는 자를 갑(甲)",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 덜 중요한 지위에 있는 자를 을(乙)"이라고 한다.
"갑을관계 문화"는 보통 위아래를 철저히 구분짓고,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아랫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뭐든지 함부로 해도 된다는 무례함, 아랫사람이 벌벌 기면서 권위에 복종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기대, 자신은 원하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서 아랫사람이 마음을 읽어 눈치껏 자신의 비위를 맞춰줘야 한다는 독심술 3가지가 핵심적이다. 이 서열은 직급 (신분, 직무 포함), 연공서열(나이 포함), 소속 (회사, 공무원 등)을 계량화해 정해지므로, 개개인의 의사나 능력은 반영되지 않는다.
사회 통념을 벗어난 지나친 갑질을 하다가 언론에 보도되면 큰 곤욕을 치를 수 있다. 후술하듯 국회의원ㆍ판검사ㆍ교수ㆍ재벌가 등도 예외 없고, 징역이라도 받으면 다른 기술 배운 게 없고 변호사 등록이 막히는 등 필드 복귀도 불가능해진다.
다만, 최근에는 검찰 나름대로 이미지 쇄신을 시도하는지 소위 "갑질"을 일삼는 조작범들에게 가차없이 철퇴를 내리고 있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스터 피자"를 시작으로 한 프랜차이즈 본사들을 검찰이 털어버린 바 있으며, 이 중 최근에 큰 타격을 받은 곳 중 하나가 "파리바게뜨" 인데, 더욱이 파견직 잘못 썼다가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5. 대한항공 086편 이륙지연 사건 (땅콩회항사건ㆍNutgateㆍNut rage inciden)
2014.12.05일 금요일 0:50분(현지 시각 기준) "뉴욕 존 F.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 "대한항공 KE 086/ DL1001편"이 A380 여객기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ㆍ재벌 3세ㆍ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의 항의로 인해, 탑승구에서 출발하기 위해 토잉카로 푸시백 하던 중, 탑승구로 돌아가 "박창진 (사무장)"을 공항에 하기(下機) 시킨 후, 예정된 시간보다 46분 늦게 출발한 항공사건이다.
이 사건은 "갑의 횡포"라는 점과 재벌 3~4세의 월권행위가 두드러졌던 사건이다. 회사의 주인인 회장의 딸이며, 부사장이라는 직급에 기반한 권위 및 위계질서를 이용해 직원들에게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반말ㆍ폭언ㆍ폭행ㆍ내리갈굼을 포함한 횡포를 부리고 기장을 뛰어넘는 권력을 휘둘러서 비행기를 지연 시켜 탑승객들 모두에게 일정이 지연되는 민폐를 끼치고 안전을 위협했던 범죄 행위이다.
심지어 이 모든 게 현행법 위반일 수 있는 데다 안전상의 문제점을 낳을 수 있는 사항인데 이걸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기본적인 운항 매뉴얼은 알고 있어야 할 부사장이 이랬다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다. 대중들에게 가장 민감한 갑질ㆍ손놈 문제와 2014년 들어서 더욱 민감해진 안전불감증 문제를 건드렸고, 외신에서도 보도해 나라 이름 4자를 제대로 홍보하는 등 국내외로 비난받게 되었다.
6. 발생되는 이유
사실 어떤 나라를 가도 서열 및 그에 대한 차별 대우는 존재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인간은 과도한 관심 등으로 권력을 느끼는 상황에 노출되면 도파민 등의 영향으로 거만해지고, 공감능력이 약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권 국가들은 이러한 양상이 다소 더 두드러진다고 평가되기도 하는데, 대략적인 원인을 추측해보면 다음과 같다. 요컨대 역사적 요인까지 결부되어 권력자를 너무 우대하며 숙이는 태도, 권력을 분산하는 제도적 장치가 약한 문제가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선량한 마음을 먹으려고 한 사람조차 권력에 도취된다.
① 계급 사회에서 현대 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잔재 : 수천 년 동안 자리잡고 있던 수직적 집단주의 문화를 국민 스스로가 개선할 시도가 좌절되고,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6ㆍ25 전쟁으로 사회체계가 혼돈에 빠진 채 수직적 집단주의 문화를 개선할 여유가 없었던 탓에 현재는 노인이 된 당시 국민들도 과거와 달리 갑자기 변화된 사회에 살려니 적응하지 못하고 예전대로 윗사람 아랫사람 있던 시절의 방식을 찾게 되고, 그것이 권력ㆍ돈ㆍ학벌 같은 조선시대의 "벼슬"을 하던 양반의 모습을 현대에 적용하는 "유사 신분제"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② 기수 서열ㆍ직급(지위) 서열ㆍ연령서열 문화 : 강한 서열 문화 등을 자주 겪으면서 심리적 피로도가 증가하고, "서열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진다.
③ 교육제도 및 학교 내 부조리 : 시험점수 좋으면 우등생, 낮으면 불량아 취급받으며, 학생들 스스로 명문대ㆍ지잡대로 서열을 가르는 교육제도 하에서 철저한 "서열지상주의" 교육을 받는다.
④ 과도한 재량권 및 미흡한 사회적 제재 장치 : 사회 구성원의 유입이 자유롭고 그들 사이의 소속감도 유연한 사회에서는 갑을관계가 비교적 형성되기 쉽지는 않은 반면, 닫힌 사회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을을 괴롭힐 수 있고, 은폐하기도 매우 쉬우며 공동체 차원에서도 다들 그러한 종류의 "갑질"에 대한 문제 의식을 지니지 않는다.
⑤ 비리를 저지른 사람을 가볍게 처벌한다 : 가령 공무원ㆍ오너 직계가 어떤 비리를 저지르더라도 상당수가 주의ㆍ경고ㆍ시정ㆍ견책 등의 경징계로 끝난다.
⑥ 내부고발자에 대한 약한 보호장치 : 정당한 이유로 어떠한 내용을 폭로하거나 고발한 사람이 도리어 보복성 인사조치를 당하거나, 역으로 소송 당하는 경우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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