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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 (Talmud) 이야기

탈무드 : 경솔한 계약

by 당대 제일 202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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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어느 상점 주인이 독특한 방식으로 임금을 주기로 하고 종업원을 고용했습니다. 그 방식은 이러했습니다. 
종업원에게 매주 현금으로 임금을 직접 지급하지 않고, 이웃 상점에서 종업원이 필요한 물건을 사면, 그 상점 주인에게 자신이 대신 돈을 지불하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괜찮아 보였지만, 일주일이 지난 후, 종업원은 불만 가득한 얼굴로 찾아왔습니다. “그 상점에서는 이제 현금이 아니면 물건을 팔지 않겠다고 하네요. 그러니 임금을 현금으로 주세요.”  그런데 바로 그때, 이웃 상점 주인도 찾아왔습니다.  “당신네 종업원이 물건은 잔뜩 사가 놓고, 값은 당신에게 받으라고 했습니다. 빨리 돈을 지불해 주세요.” 

곰곰이 생각하던 상점 주인은 도무지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어 랍비들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하지만 여러 랍비들조차도 섣불리 판단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한 연륜 깊은 랍비가 나서서 다음과 같이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경우, 주인이 종업원과 이웃 상점 주인 모두에게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계약은 애초에 종업원이 직접 지불 책임이 없고, 이웃 상점 주인 역시 종업원에게 돈을 받을 이유가 없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즉, 주인은 경솔한 계약으로 인해 혼란을 초래했고, 결국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 교훈

이 이야기는 계약을 맺을 때의 신중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줍니다.

  • 복잡하거나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약속을 정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계약을 제안한 쪽에 돌아옵니다.
  • 타인에게 돈을 대신 지불하는 방식처럼 중간 단계를 거치는 거래는 반드시 명확하고 확실하게 정리되어야 합니다.
  • 세상에는 정직한 사람도 있지만, 의도치 않게 오해가 생기거나 악용될 소지가 있는 계약은 결국 문제를 낳게 됩니다.
  • 그리고, 아무리 논리적으로 맞아 보여도 실제 생활 속에서는 예상치 못한 혼란이 생길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3. 마무리 

신뢰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계약은 명확해야 한다.

경솔하게 맺은 약속이 나중에 큰 갈등과 손해를 불러오지 않도록, 모든 조건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상대의 입장도 충분히 고려한 계약을 맺는 것이 진정한 지혜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오늘날에도 계약서를 쓸 때, 또는 일상 속 약속을 할 때, ‘이 정도쯤이야’라는 마음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보여주는 탈무드의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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