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三國遺事) : 경덕왕 (景德王)ㆍ충담사 (忠談師)ㆍ표훈대덕 (表訓大德)
"스님은 다 헤진 승복에, 너덜너덜한 삼태기를 걸머지고, 남쪽에서부터 걸어오는 중이었다. 경덕왕은 그 스님을 보자, 만면에 희색이 가득하여 직접 내려가 맞이했다"
"충담사 (忠談師)"는 "신라 경덕왕 (景德王ㆍ재위: 742~765" 때의 승려이자, 향가 작가입니다. 그는 "신라 중대 (中代)"의 전성기에 활동하며, "불교적 깨달음ㆍ유교적 통치 이념"을 바탕으로 한 시대를 대표하는 "향가"를 남겼습니다. "삼국유사"에는 그의 작품으로 "찬기파랑가ㆍ안민가"가 실려 있는데, 이 두 작품은 "신라 향가의 정수"를 보여주며, 당시 "신라 사회"의 정신적 지향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1. "충담사 (忠談師)"의 역사적 위상
"충담사"는 "찬기파랑가ㆍ안민가"를 통해, "신라 향가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신라 사회의 정신적 지향점인 "화랑도 정신ㆍ호국 불교ㆍ유교적 민본주의"를 융합하여 표현한 인물입니다. 그는 단순한 "승려"가 아니라, "경덕왕"과 직접 소통하며, 국가의 안녕과 백성의 평화를 염원했던 지식인이자, 사상가였습니다. 그의 작품은 "신라 중대"의 "문화적 역량ㆍ정신적 깊이"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습니다.
2. 찬기파랑가 (讚耆婆郎歌): 화랑 기파랑 (耆婆郎)을 찬양하다.
"충담사 (忠談師)"가 당시 뛰어난 화랑이었던 "기파랑 (耆婆郎)"의 고매한 인품을 찬양하며 지은 "10구체 향가"입니다. 이 작품은 향가 중에서도 문학적 가치와 해석의 깊이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① 배경
"삼국유사"에는 "충담사"가 매년 3월 3일과 9월 9일에 "남산 (南山) 삼화령 (三花嶺) 미륵불"에게 차를 달여 바쳤는데, "경덕왕"이 그의 높은 덕망을 듣고 불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때 왕이 "짐의 덕이 부족하여, 이 나라를 평화롭게 다스리지 못하는 것 같다. 도 (道)로써 나를 가르쳐 나라를 편안하게 할 만한 노래가 없겠는가?"라고 물었습니다. "충담사"는 이미 지어놓은 "찬기파랑가"를 왕에게 바치며, "이 노래는 화랑 기파랑을 찬미한 것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② 향가 "찬기파랑가" 전문 (해독본)
흐느끼며 바라보매, 구름을 헤치고, 나타난 달이 흰 구름을 쫓아 떠가는 것이 아닌가. 새파란 냇물 속에 기파랑의 모습이 잠겼구나! 일오천 (逸烏川) 조약돌에서 낭 (郞)이 지니신 뜻을 따르려 하네. 아, 잣가지 드높아, 서리 모를 씩씩한 모습이여.
遏是此矣 郎也 叱劃現生 彌勒 奈叱何 徒史 綠樹羅在 兮 邪叱奈伊 矣 懶古 花判也 吾將理叱道米 叱徒史 郞矣貌叱表 肢折
③ 노래의 의미
• "기파랑"의 고매한 인품 찬양 : "충담사"는 자연물 (이슬 밝힌 달ㆍ모래 가른 물가ㆍ잣나무ㆍ눈)을 통해, "기파랑"의 맑고 깨끗하며, 굳건하고 고결한 인품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 심미성ㆍ상징성 : "향가" 특유의 상징적인 표현과 아름다운 비유가 돋보입니다. "이슬 밝힌 달ㆍ모래 가른 물가"는 "기파랑"의 맑고 깨끗한 성품을, "잣나무 가지에 눈이 덮이지 않는 모습"은 "기파랑"의 굳건한 절개와 고결한 품격을 나타냅니다.
• 화랑 정신 : "신라 사회"의 주요 인재양성제도였던 "화랑"의 정신적 가치와 이상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화랑"이 지닌 강인함ㆍ순수함ㆍ고결함 등이 찬미됩니다.
• 불교적 세계관 : 승려인 "충담사"의 작품인 만큼,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통한, "불교적 깨달음"의 경지가 담겨 있다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3. 안민가 (安民歌): 나라를 다스리는 도리
"안민가"는 "충담사"가 "경덕왕"의 물음에 답하여, 지어 바친 "10구체 향가"입니다. 이 노래는 유교적인 "민본주의 (民本主義) 사상"에 바탕을 둔 통치 철학을 제시하며, "이상적인 국가 공동체"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① 배경
"찬기파랑가"를 바친 후, "경덕왕"이 "나는 그대의 '찬기파랑가'를 들으니 그 뜻이 매우 훌륭하고 충심이 지극한 줄을 알겠다. 그렇다면 그대가 이 나라를 편안하게 다스리는 도리를 담은 노래를 하나 더 지어줄 수 없겠는가?"라고 청하자, "충담사"가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지어 바쳤다고 합니다.
② 향가 "안민가" 전문 (해독본)
임금은 아버지요, 신하는 어머니라. 백성을 즐거운 아이로 여기시니 백성은 그 사랑을 알리라. 구물거리며 사는 물생(物生)들 이를 먹여 다스리니 이 땅을 버리고 어디로 가겠는가. 결국 나라가 유지되는 그 고마움을 알리라. 아,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한다면 나라가 태평하리라.
君隱父矣 臣隱愛矣 民隱愚矣 叱所於知叱 矣生 以支 𤪌是遣 矣食米 此𤪌食惡 叱治良矣 𤪌爲尸知古 吾欲爲理叱 叱道也 國惡太平矣
③ 노래의 의미
• 군ㆍ신ㆍ민 (君臣民)의 역할ㆍ관계 : "임금"은 아버지, "신하"는 어머니, "백성"은 어린아이로 비유하여, 각자의 역할과 관계를 명확히 제시합니다. 이는 국가가 "하나의 대가족"과 같으며, "임금ㆍ신하"가 부모처럼 백성을 보살펴야 한다는 "유교적 군신 관계ㆍ민본주의 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 민본주의 사상 : "국가의 평화"는 백성들의 삶이 안정되어야 가능하다고 봅니다. 백성이 제 역할을 알고 사랑을 알면, 지도자는 백성을 잘 먹여 살리고 다스려야 한다는 "통치 이념"을 강조합니다. 백성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먹여 살리는 것이 "통치의 근본임"을 주장합니다.
• 불교ㆍ유교의 조화 : 승려인 "충담사"가 유교적인 통치 이념을 노래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는 당시 신라 사회에서 "불교ㆍ유교"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화를 이루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불교"가 정신적 지주였다면, "유교"는 국가 통치의 실질적인 원리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이상적인 국가 공동체 제시 : "안민가"는 백성을 "어린아이"로 보고, 그들을 사랑하고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규정함으로써, "이상적인 국가 공동체"를 구현하려는 "경덕왕"의 정치적 이상과 충담사의 애민 정신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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