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언 • 고사성어• 고전• 속담/탈무드 (Talmud) 이야기

탈무드 : 수다쟁이와 랍비

by 당대 제일 2025. 5. 9.
반응형

1. 줄거리

옛날 어느 마을에 입만 열면 쉴 틈 없이 말을 쏟아내는 수다쟁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마치 침묵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 같았고,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하든 끊임없이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처음엔 사람들도 그의 수다를 재미있게 들어주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는 남의 말은 들을 줄 모르고 자기 이야기만 하기 때문에 점점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게 되었습니다.

수다쟁이는 사람들이 자신을 피하는 이유가 ‘자기 말이 재미없기 때문’이라고 오해하고, 더 기발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위해 그는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니며 소문을 모으고, 거기에 허구를 덧붙여 점점 이야기의 크기를 키워 나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그의 말은 사실보다는 ‘자기 상상’으로 가득 찬 수다로 변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동네의 존경받는 랍비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얼마 전 이웃 마을의 랍비를 만났는데, 그분이 랍비님을 아주 험담하더군요. 랍비님이 자만심이 강하고, 사람들을 얕본다고요.”

그 말을 들은 랍비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그분은 나를 오래된 친구처럼 아껴주는 분인데, 그럴 리가 없습니다.” 수다쟁이는 발끈하며 말했습니다. “제가 거짓말을 한다는 겁니까? 저는 분명히 그 랍비의 입에서 직접 들었습니다!”

그러자 랍비는 차분히 웃으며 말했습니다. “당신의 말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데, 도대체 그분이 언제 말을 꺼낼 수 있었단 말입니까?”

2. 교훈

이 이야기는 말을 많이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자기 말만 하고 타인의 말은 듣지 않는 태도가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수다쟁이는 남의 말을 들을 줄 모르고, 상대의 반응이나 의도를 생각하지 않은 채 혼자 떠들기만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말이 진실이고 가치 있다고 착각하며, 점점 더 허황된 이야기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듣는 자세는 대화의 기본입니다. 말이 많다는 것은 곧잘 오해를 불러오고, 말에 실수가 담기기 쉽습니다. 또한 남을 험담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퍼뜨리는 말은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상처를 줍니다. 진정한 지혜는 말을 아끼고, 남의 말을 경청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3. 마무리

세상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꾼도 많고, 유쾌하게 대화를 주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대화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상대를 향한 존중과 경청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수다쟁이처럼 자기 말만 옳다고 믿고 떠드는 사람은 결국 신뢰를 잃고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게 됩니다. 반대로 조용히 남의 말을 잘 듣고, 때를 가려 적절히 말하는 사람은 많은 이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습니다.

이 이야기처럼, 우리는 말을 하기 전에 ‘이 말이 꼭 필요한 말인가’,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한번쯤 되새겨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이 진짜 대화의 시작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게 말과 말 사이의 ‘침묵’ 속에서, 진짜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통하게 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