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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 고사성어• 고전• 속담/탈무드 (Talmud) 이야기

탈무드 : 선과 악의 방주

by 당대 제일 202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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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아주 오래 전, 세상이 타락하고 악행이 가득해져 사람과 동물들 모두가 올바른 길에서 벗어났을 때, 하늘은 대홍수로 세상을 정화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의로운 사람 노아와 그의 가족을 구원하시고, 그를 통해 다시 세상을 세우기로 하셨습니다. 노아는 하느님의 명령을 따라 커다란 방주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생물들을 짝지어 방주에 태우라는 지시에 따라, 온갖 동물과 생물들이 암수 한 쌍씩 방주로 들어왔습니다. 홍수가 세상을 삼킬 준비를 하던 그때, 한 존재가 방주를 향해 달려왔습니다. 바로 '선(善)'이었습니다. 선은 방주 앞에 선 노아에게 간청했습니다. “부디 저를 태워 주세요. 세상이 새로 시작될 때 저도 함께 해야 합니다.”

노아는 선의 요청을 듣고 말했습니다. “당신이 방주에 타기 위해선 반드시 짝을 데려와야 합니다. 이 방주는 어느 누구도 홀로 탈 수 없습니다.” 선은 순간 멈칫했습니다. 자신은 언제나 고결하고 순수한 존재였기에, 함께할 짝이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방주에 타지 못하면 홍수에 휩쓸려 사라지게 될 터. 선은 방방곡곡을 떠돌며 자신과 짝이 될 존재를 찾아 나섰습니다. 

긴 여정 끝에 선이 찾아낸 존재는 아이러니하게도 ‘악(惡)’이었습니다. 선은 처음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나는 너와 너무 달라. 우리는 함께 할 수 없어.” 하지만 악은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너는 나 없이는 존재의 의미를 가질 수 없어. 사람들이 너를 선하다고 부르는 이유는, 나 같은 존재가 있기 때문이야. 나 없이 넌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고, 빛날 수도 없어.”

선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선이 존재하기 위해선, 그와 대비되는 악도 함께 존재해야 한다는 진리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선과 악은 한 짝이 되어 방주에 오르게 되었고, 홍수가 지나고 세상이 새롭게 시작된 이후에도, 이 둘은 늘 함께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2. 교훈

이 이야기는 선(善)과 악(惡)이란 개념이 서로 독립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상대적인 개념임을 말해줍니다. 우리가 선하다고 느끼는 것도 결국 악이 존재하기 때문에 구별이 가능하다는 점, 세상에는 절대적인 '좋음'이나 '나쁨'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선만 있는 세상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우리가 타인의 친절에 감동하고, 정의로운 행동에 박수를 치는 이유는 그와 반대되는 무례함과 불의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즉, 선은 악의 존재로 인해 더욱 빛나며, 악은 선의 존재로 인해 경계되고 조심스러워집니다.

 

3. 마무리

세상은 늘 선과 악이 공존합니다. 우리는 종종 ‘왜 나쁜 일이 좋은 사람에게 일어나는가’라는 질문을 하며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그런 세상의 모습이 단순한 모순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균형과 대비 속에서 이루어진 질서임을 알려줍니다.

선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 하지만 악 또한 그 곁에 있기에, 우리는 더더욱 선을 선택해야만 합니다. 이 이야기처럼, 선과 악은 함께 방주에 올랐지만, 그 후의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는 우리의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혼란스럽고 복잡해도, 우리가 날마다 선을 선택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선은 더 강하게 빛나게 될 것입니다. 악이 존재하기에 선의 소중함이 더욱 또렷해지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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