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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 전시 • 축제

뮤지컬 : 웃는 남자 (The Man who Laughs : 빅토르 위고)

by 당대 제일 2025.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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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픈 얼굴에 새겨진 미소, 뮤지컬  ‘웃는 남자 (The Man who Laughs)’ 의 강렬한 울림 >

누군가의 얼굴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미소가 새겨져 있다면, 그 미소는 진짜 행복의 증표일 수 있을까요? 뮤지컬 ‘웃는 남자’는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해 관객에게 강렬한 정서적 충격과 깊은 울림을 전하는 작품입니다.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한국 창작 뮤지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8년 초연 이후 수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1. 비극적 운명을 안고 태어난 남자, 그윈플렌

‘웃는 남자’는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 얼굴에 영원히 웃는 입 모양을 강제로 새기게 된 주인공 그윈플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는 얼굴에 새겨진 흉터로 인해 사회에서 괴물 취급을 받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따뜻하고 정의로운 인물입니다. 눈먼 소녀 데아와 그의 보호자인 우르수스를 가족 삼아 살아가던 그는, 어느 날 자신이 귀족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진실 앞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외형적 흉터를 가진 주인공을 통해 사회가 규정한 ‘정상’과 ‘이상’, 그리고 진정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묻습니다. 그윈플렌은 늘 웃는 얼굴을 가졌지만, 세상에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리는 인물입니다. 작품의 비극적 전개와 철학적 질문은 단순한 신파를 넘어 깊은 사유를 유도합니다.

2. 완성도 높은 무대와 음악

‘웃는 남자’는 한국 창작 뮤지컬로는 드물게 극적인 드라마, 대형 무대 세트,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이 조화를 이룬 작품입니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함께 클래식, 팝, 뮤지컬 넘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극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관객을 순식간에 17세기 유럽의 세계로 끌어들입니다.

대표 넘버로는 ‘그 눈을 떠’, ‘나는 그윈플렌이다’, ‘웃는 남자’, ‘세상을 멈춰’ 등이 있으며,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불리는 넘버들은 주인공의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으로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합니다. 이 넘버들은 공연 이후에도 관객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는 인상적인 음악들입니다.

3. 압도적인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

뮤지컬 ‘웃는 남자’는 강도 높은 감정 연기와 폭넓은 가창력을 요구하는 작품으로, 출연 배우들의 실력에 대한 기대치가 높습니다. 그윈플렌 역에는 박효신, 엑소의 수호(김준면), 박강현, 민우혁 등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이 캐스팅되었으며, 이들은 각자의 해석으로 캐릭터의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데아 역 역시 진솔한 감정과 섬세한 연기를 필요로 하며, 두 주인공의 조화로운 호흡은 작품의 정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악역인 ‘조시아나 공작부인’과 ‘페댄’ 등 서브 캐릭터들도 개성과 상징성을 지닌 인물로 각자의 서사를 통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습니다.

4. 세계를 향한 도전

‘웃는 남자’는 초연 당시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2020년에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라이선스 공연이 성사되며, 한국 창작 뮤지컬로서는 이례적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는 한국 뮤지컬의 제작력과 서사적 완성도가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5. 미소 속의 진실을 마주하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외면의 미소와 내면의 슬픔 사이에서 살아가는 한 인간의 삶을 통해, 진정한 인간성과 정의란 무엇인가, 사회의 편견은 어떻게 개인을 짓누르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단순히 슬픈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관객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기며 깊은 여운을 전합니다.

화려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아도, 묵직하고 철학적인 울림을 선사하는 뮤지컬을 찾는다면 ‘웃는 남자’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용기와 사랑, 그리고 인간의 가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이 작품은, 한국 창작 뮤지컬의 자부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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